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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ee Guy

해외 영화

by silversong 2021. 8. 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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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ee Guy-세상에서 제일 핫한 러브레터>

-영화 프리가이 영상 저널

 

내 이름은 가이’ NPC.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금붕어에게 인사를 건네고 푸른 셔츠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어요. 폭발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보며 시리얼을 먹고 은행으로 출근을 해요. 가는 길에 설탕과 크림이 든 커피를 사고 친구와 만나요. 강도에게 당하는 시민과 인사를 하고 직장에서는 하루에 몇 번씩 들이닥치는 선글라스 강도를 피해 엎드려요. 매일 반복되는 삶이 지루하지는 않지만, 제게는 꿈이 있어요. 꿈에 그리는 이상형을 만나는 일. 언젠가는 이 기약 없는, 대상 없는 짝사랑을 끝낼 수 있을까요? , 잠깐, 저 여자는 누구야? 선글라스? 잠시 만요! 거긴 살인 기찻길!!!!!!!!

 

프리가이 공식 포스터 월드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프리가이>는 두 개의 세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먼저 주인공 가이가 사는 프리시티그곳은 비디오 게임 속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가이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은 모두 게임의 NPC로 매일을 동일한 삶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세계에 존재하는 또 다른 생명체는 바로 선글라스를 낀 플레이어. 그들은 마치 히어로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마음대로 누군가를 때릴 수도, 은행에 들어가 강도짓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게임 밖의 세계에는 프리시티를 만든 제작자 앤트완과 자신의 게임이 도용되어 증거를 찾고 있는 밀리가 존재한다.

 

밀리는 게임 프리시티안에 자신의 게임이 도용된 증거 영상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매일을 게임 속에서 보내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녀를 발견한 것은 가이’. 가이는 자신의 꿈에 그린 이상형을 발견하고 그녀를 따라가다 이런저런 사고에 휘말린다. 그는 이상한 기분으로 자유의지를 가지게 되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다 선글라스까지 끼게 된다. 그는 자신을 몰로토프 걸이라 말한 그녀를 따라 다니지만, 그녀는 레벨을 올리고 오라는 알쏭달쏭한 이야기만 계속할 뿐이다. 그녀의 충고에 따라 다른 사람의 총을 빼앗고, 돈을 돌려주며 레벨을 올리는 가이. 어느새 현실세계에서 가이는 선행을 하는 이상한 플레이어로 소문이 난다. 가이는 몰로토프 걸, 아니 밀리와 데이트를 하고 현실의 밀리는 앤트완의 밑에서 일하는 옛 동료 키스의 도움으로 증거 수집에 나서며 가이가 스스로 학습하는 NPC, 즉 최초의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밀리가 찾던 증거를 확보한 가이는 그녀와 증거 영상을 보며 자신이 본 광경이라 말한다. 그러나 현실의 앤트완은 초반 가이로 인해 인기를 얻은 게임에 그에게 호의적이었으나 속편 게임의 판매율이 떨어지자 그의 캐릭터를 삭제하라고 지시한다. 그 과정에서 앤트완은 게임속의 도용 증거가 밝혀지려 하자 서비스 종료를 감행하고 가이를 없애기로 결심한다. 가이가 사는 세계는 물론 그 안의 증거까지 사라지게 된 위기 상황, 밀리는 가이에게 그가 사는 세계가 비디오 게임이라는 것을 알리고 세계를 구할 수 있을까? 그 증거를 세상에 공개할 수 있을까?

 

프리가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프리가이는 게임 속의 세계와 게임 밖의 세계를 적절하게 보여준다. NPC가 보는 평범한 세상과 그 위에 덧 입혀지는 플레이어들이 보는 세상은 마치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 위에 덧 입혀지는 AR 게임을 보는 듯하다. 마치 핸드폰 액정이라는 선글라스를 끼면 평범한 공원이 포켓몬 출몰지역이 되는 것처럼. 그렇게 두 가지 버전의 게임 속 세상을 구성한 것은 추후 가이가 각성하고 선글라스를 끼는 순간 폭발하듯 터져 나오게 된다. 이유모를 총질을 하던 선글라스 인간들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 된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는 게임 밖의 세계 역시 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구현된다. 인공지능 관찰형 게임을 기획하고 제작한 밀리와 그녀의 친구 키스, 그들의 게임을 도용해 파괴 위주 오픈월드 게임 프리시티를 만든 앤트완.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트리밍하며 게임 속 세상을 중계하는 이들.

 

프리가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에서는 게임을 둘러싼 다양한 산업들이 등장하고 3차 산업에서 4차 산업으로 변모하는 순간이 등장한다. 바로 밀리의 게임에 등장한 스스로 학습하는 인터넷. 인공지능 말이다. 놀랍게도 밀리의 동업자인 키스가 앤트완의 도용을 알아차린 이유가 바로 가이의 존재덕분이었다. 가이는 존재자체로 인공지능NPC라는 증거가 되었다. 어떤 인공지능은 세상에 공개된 모든 바둑 기보를 외우고 세기의 바둑대결을 펼치고 어떤 인공지능은 인터넷 상의 비방글, 성적, 인종적 혐오 표현을 학습해 인터넷 사용자의 민낯을 까발렸다. 영화에서 가이가 선행을 통해 레벨을 올리고 밀리의 취향에 맞춘 커피를 마시고 풍선껌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밀리에게 첫눈에 반한 것은 그가 학습할 내용을 미리 정해준 누군가덕분이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가이는 자신이 밀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이야기한다. 게임 프리시티를 이루고 있는 배경에는 밀리와 키스의 게임이 숨겨 있듯, 가이의 배경에는 가이를 프로그래밍한 키스가 숨어있다. 영화의 중반 서버 재부팅으로 기억을 잃은 가이를 재 각성시키기 위해 시도한 밀리와의 키스는 결국 밀리를 만남으로 인해 이루어 졌던 인공지능 가이의 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키스의 짝사랑 설정을 그대로 물려받아 밀리의 캐릭터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학습이 시작된 것처럼 그녀와의 키스로 인해 가이의 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무궁무진한 학습의 알고리즘은 가히 장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프리가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임 세상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프리가이는 관객들에게 게임 속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액션과 그 사이 간질간질한 로맨스를 선사한다.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던 NPC는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으로 자신의 삶에 있어 드디어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카푸치노를 만들게 된 바리스타부터, 그 누구의 여자 친구도 아닌 핫걸. 강도가 들 때마다 총을 버리고 엎드리던 경비가 아닌, 친구와 함께 정의를 구하려 달리는 버디. 순간순간 모두 소중한 삶이 되었다.

 

프리가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는 생각할 거리를 별로 주지 않으며 가볍게 볼 수 있는 콘텐츠였다. 영화를 보는 순간수간 그저 행복했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하던 게임에 대한 추억을,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인생에 등장할 게임의 카테고리에 대해 떠올릴 것이다. 상영관이 많지 않아 거의 막차를 탈 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늦기 전에 이 행복한 영화를 영화관에서 만나보길.

 

 

(+카메오로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알아보지는 못했다. 마스크를 쓰고 몰로토프걸과 거래를 하던 남성은 휴잭맨, 은행 강도는 드웨인 존슨. 그 외에도 스트리밍 하던 남성의 캐릭터인 채닝 테이텀이나 뜻밖의 등장으로 관객을 웃긴 크리스 에반스가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쯤에 나오는 장면으로 정말 장관이었다. 미국의 비디오 게임 사랑과 더불어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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